어울리길 - 탐방코스

01 남상교 유택지

남상교 유택지

제천시 봉양읍 확산리에 위치한 남상교 유택지는 ‘묘재 성지’라고도 불리는 장소로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가족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장소입니다.

남상교 아우구스티노(南尙敎, 1784~1866)는 관직에서 물러난 뒤 신앙생활을 전념하기 위해 이곳으로 이주했습니다. 조카였던 남종삼(1817~1866)은 성장 후 남상교의 양자가 되었고, 양부의 영향을 깊이 받아 신앙을 이어갔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이들의 신앙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1866년 병인박해가 일어나자 남종삼 요한은 체포돼 서소문 밖 네거리에서 순교했으며 그 뒤를 이어 남상교 아우구스티노도 공주에서 옥사했습니다.

이후로도 남종삼의 아내 이조이 필로메나와 큰아들 남명희도 교수형으로 순교했으며 살아남은 자식들은 모두 노비가 되는 비극을 겪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남상교 가문은 3대에 걸쳐 4명의 순교자를 낳았고, 가족 전체가 신앙을 지켜내려는 굳은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오늘날 남상교 유택지에서 우리는 신앙을 지키고자 했던 이들의 삶과 희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02 학산공소

학산공소

제천 남상교 유택지 인근 학산공소는 남상교 아우구스티노(南尙敎, 1784~1866)와 남종삼 요한(1817~1866) 부자가 살던 묘재 유택을 중심으로 신앙의 뿌리를 이어온 곳입니다.

병인박해 당시 신자들이 흩어지며, 마을은 한동안 사라졌다고 합니다. 1920년 다시 공동체가 형성되었고, 마을이 생겨나면서 1938년에는 ‘조선복자강당’ 이라는 이름의 첫 공소도 세워졌습니다.

이후 1938년 당시에는 ‘묘재공소’라는 이름으로, 유택 앞 왼편에 자리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전쟁 중 불에 타 사라져 1955년 9월 두 번째 공소가 세워졌지만, 30년 후 건물이 낡아 안전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에 1987년 유택 보수 작업을 시작으로 새 공소가 건립이 추진되었고, 1989년 현재의 자리에 세워지면서 ‘학산공소’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1999년 유택 뒤편에 성모상을 세웠으며, 2013년에는 공소 옆에 교육관을 건립해 지금도 신자들이 모여 기도하고 친교를 나누는 소중한 장소입니다.

※ 공소란 신부가 상주하지 않는 작은 예배소로, 본당 성당이 멀리 있는 마을 신자들이 모여 기도하고 교리를 이어가던 공간입니다.

03 황사영 백서 토굴

황사영 백서 토굴

배론성지에는 ‘황사영 백서 토굴’이라 불리는 특이한 장소가 전해집니다.
언뜻 보면, 옹기굴처럼 보이지만, 이곳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황사영 알렉시오(1775~1801)’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장소입니다.

황사영 알렉시오는 1801년 신유박해를 피해 8개월 동안 이곳에 머물며 교회의 보존과 재건을 위해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그는 중국 북경교구장 구베아((Alexandre de Gouvea, 1751~1808)주교에게 신유박해의 진행 상황과 순교자들의 이야기, 교회 재건과 신앙 자유를 얻는 방안 등을 담은 편지를 작성했습니다.

이 편지는 ‘황사영 백서’라 부르며, 동료 황심 토마스를 통해 중국으로 전달하려 했지만, 황심 토마스(黃沁, 1756~1801)가 중간에 체포돼 백서의 내용이 드러나게 됐습니다. 이후, 황사영 역시 배론에서 체포되어 한양 의금부에 끌려가 순교하게 됩니다.

토굴은 겉으로 보면, 평범한 옹기굴처럼 보이지만, 당시 신앙인들이 시련과, 신앙을 지키기 위한 황사영의 용기와 지혜를 떠올릴 수 있는 역사적 공간입니다.

04 성 요셉 신학당

성 요셉 신학당

1855년 메스트르(Joseph Maistre) 신부에 의해 선립된 성 요셉 신학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신학교입니다.
이곳은 교우촌 회장이던 성 장주기(張周基, 1803~1866) 요셉이 자신의 집을 학당으로 내어주며 시작됐으며, 이듬해 푸르티에 신부가 교장, 프티니콜라 신부가 교수로 신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당시 수업은 라틴어과와 신학과로 나누어 진행되었으며, 수사학, 철학, 신학을 교육하는 한편, 교리서 번역과 ‘라틴어-한국어-한문’ 사전 편찬 같은 학문적 작업도 이루어졌습니다.

안타깝게도 병인박해로 두 신부가 체포되면서 11년 만에 학교의 문을 닫게 됐지만, 성 요셉 신학당은 한국 교회의 최초의 신학교이자, 근대적 교육기관으로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05 가경자 최양업 신부 묘

가경자 최양업 신부 묘

배론성지에는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잠들어 있습니다. 바로, 두 번째 한국인 사제인 최양업 토마스 신부(1821~1861)입니다.

1821년 충청도 홍주(현 충남 청양군)에서 태어난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은 1836년 당시 조선에 입국한 프랑스 선교사 모방(Pierre Maubant, 1803~1839) 신부’에 의해 신학생으로 선발되어 마카오에서 공부했습니다.

1849년 사제 서품을 받은 후 조선으로 돌아온 최양업 신부는 12년 간, 박해를 피해 숨어 지내는 신자들을 만나기 위해 9만리 길을 걸었다고 합니다.
또, 선교사들의 조선 입국을 돕고 신학생을 양성하는 일과 순교자들의 기록을 정리하는 일에도 힘쓰셨습니다.

안타깝게도 1861년, 과로와 장티푸스로 40세의 나이에 선종한 그는 현재 배론에 묻혔으며 그의 헌신적인 사제 활동을 기려 ‘길의 사나이’, ‘땀의 순교자’로 부르고 있습니다.

06 베론성지 기도학교

베론성지 기도학교

원주교구 설립 50주년을 기념하며 새롭게 마련된 은총의 성모마리아 기도학교는 2018년 공사를 시작으로 2020년 문을 열었습니다.

배론성지는 한국 천주교 역사 속, 박해와 순교, 신학교 설립 등 중요한 사건이 일어난 곳으로 언제나 ‘기도’와 함께해 ‘기도의 땅’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배경속에서 세워진 은총의 성모마리아 기도학교는 전통의 기도를 배우고, 자신만의 기도를 찾아가며, 온전히 기도에 머물 수 있도록 마련된 장소입니다.

이곳은 기도의 힘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공간이자, 단순한 교육 공간을 넘어, 기도의 정신을 되살리고 나누는 배론성지의 새로운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07 감곡성당

감곡성당

음성 감곡성당은 충청북도 최초의 성당이자 교황청이 승인한 ‘매괴(玫瑰) 성모 순례지 성당’입니다. ‘매괴’는 장미와 묵주를 뜻하며, 로사리오(묵주기도)를 상징합니다. 1896년 프랑스 출신 임 가밀로(카미유 부이용) 신부가 민응식(閔應植, 1844~?)의 99칸 한옥을 매입해 성당을 세운 것이 시작으로, 1903~1904년 한옥과 고딕양식을 절충해 확장하고, 1930년 현재의 고딕양식 성당으로 새롭게 지었습니다.

임 신부는 평생 성모 신심에 헌신하며 프랑스 루르드에서 성모상을 들여와 봉안했고, 그 전통은 오늘까지 이어져 2006년 교황청으로부터 공식 순례지로 승인받았습니다.

이처럼 충북 교회사에서 깊은 의미를 지닌 감곡성당은 1996년 충청북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으며, 2006년 교황청으로 ‘매괴 성모 순례지’로 승인받아, 신앙과 문화의 자리를 함께 지키고 있습니다.

08 매괴박물관

매괴박물관

성당 옆에 있는 매괴박물관은 1934년 사제관으로 사용하던 건물이었습니다.

본래는 성당 건축 후 남은 화강암으로 지어졌으며, 2002년 유물관으로 개조되며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현재 박물관에는 1896년 성당 건립 이후 전해진, 다양한 유물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2000년 충청북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예수 성심기’와 ‘성모 성심기’는 1914년 제1회 성체거동행사와 매년 성모성심축일에 사용하기 위해 제작됐습니다.
이외에도 양산, 제의, 임 가밀로 신부의 고향에서 1936년에 제작한 종 등 당시 신앙의 흔적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09 임가밀로 신부가묘

임가밀로 신부가묘

1869년(고종 6) 프랑스에서 태어난 임 가밀로 신부Camille Bouillon, 1869~1947)는 1893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조선으로 파견되어, 1896년 현재의 감곡성당을 세웠습니다. 이후 1947년까지 51년간 본당을 지키며 신자들과 함께했습니다. 그는 1914년 성체거동행사를 주관하고, 1943년에는 일본 신사 건립을 반대하는 등 신앙을 지키기 위해 헌신했습니다.

평소 “나는 여러분을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라는 말을 자주 하며 사랑과 봉사를 실천했고, 1947년 “성모여, 저를 구하소서.”라는 마지막 기도로 생을 마쳤습니다. 처음에는 성당 뒤 매산에 안장되었다가, 후에 성당 제대 아래로 이장되어 지금의 가묘가 그 흔적을 전하고 있습니다.

10 봉암성지

봉암성지

방축골과 계마대로 불리던 이곳은 1839년(헌종 5) 기해박해 이후 박해를 피해온 신자들이 모여 만든 신앙 공동체였습니다. 최양업 토마스 신부도 이곳을 찾아 교우들을 돌보며, 김백심 암브로시오(1794~1866)의 막내아들 김사도요한(1835~1868) 을 신학생으로 선발해 유학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1866년 병인박해가 일어나자 공동체는 큰 고난을 겪었습니다. 김백심 암브로시오와 차남 김성서 파비아노(1829~1866)가 충주에서 참수로 순교했고, 민윤명 프란치스코(1822~1866)는 충주 감옥에서 신앙을 지키다 생을 마쳤습니다. 이어 장남 김성회 바오로(1821~1868)와 막내 김사도요한도 옥사와 교수형으로 순교했으며, 이베드로(1820~1866) 역시 수원에서 순교했습니다.

이처럼 여섯 명의 순교자를 낳은 방축골과 계마대는 신앙의 뿌리를 잃지 않았습니다. 박해가 끝난 뒤 마을은 다시 세워졌고, 1896년 임 가밀로 신부가 찾은 이듬해 봉암공소가 세워지며 신앙의 불씨가 이어졌습니다.

11 배티성지

배티성지

진천 배티성지의 ‘배티’라는 이름은 본래 배나무가 많아 ‘이치(梨峙)’라 불리던 곳이 세월이 흐르면서 변한 지명입니다.

1801년 신유박해 때 희생된 이들의 가족과 몰락한 양반들이 모여들면서 신앙촌이 형성됐고, 183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천주교 공동체로 자리잡았습니다.

이후 1840년대에는 제5대 천주교 조선교구장 다블뤼 안토니오 신부와 프티니콜라 미카엘 신부가 이곳에서 신자들을 가르치고 이끌었으며, 우리나라 두 번째 사제인 최양업 토마스 신부 역시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신자들을 돌보았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1866년 병인박해 당시 순교자가 발생했고, 마을은 큰 시련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1870년경부터 신자들이 다시 모여 마을을 재건하였고, 1977년부터 성지를 신성한 곳으로 가꾸기 시작해, 오늘날 순례지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12 최양업 신부박물관

최양업 신부박물관

최양업 신부 박물관은 ‘순교 박해 박물관’으로도 불리며, 한국의 두 번째 사제이자 ‘땀의 순교자’로 불린 최양업 토마스 신부(1821~1861)의 삶과 업적을 기리는 공간입니다.

2014년에 완공된 이 건물은 그가 유학했던 마카오의 조선대목구 신학교와 성 안토니오 성당을 본떠 지어졌습니다.

내부의 흰색 공간은 신앙을 위해 헌신한 그의 ‘백색 순교’를 상징합니다. 전시는 5개의 전시관과 기획전시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국 천주교의 역사와 최 신부의 생애, 라틴어 편지와 한글 교리서 등 저술이 소개됩니다.

시청각 자료를 통해 그의 신앙과 유산을 생생히 만날 수 있습니다.

13 조선교구 신학교

조선교구 신학교

조선교구 신학교는 1850년(철종 1), 제3대 조선교구장 장 조제프 페레올 주교가 사제 양성을 위해 설립한 곳으로,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성 안토니오 다블뤼 신부가 신학교 운영을 도우며 성당과 사제관을 겸한 초가집에서 신학생들을 가르쳤고, 이후 최양업 토마스 신부가 신학교를 이어받아 1856년까지 학생들을 교육했습니다.

그 결과 1854년에는 3명의 신학생이 해외 유학의 길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현재 신학교 터 옆에는 최양업 신부와 그의 부모인 순교자 최경환 프란치스코, 복녀 이성례 마리아의 흉상이 세워져 있어 이들의 신앙과 희생을 기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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